지구상 최대의 영토를 자랑하며, 공산권의 종주국이었던 소비에트 연방.

91년 해체된 이 나라의 흥미로운 사실에 대해 알아보자.

1. 소련의 국방비는 GDP에서 차지하는 비율뿐만 아니라, 총액으로도 미국을 잠시 앞선 적이 있다.

그래프에서 보여주듯 냉전기 소련의 국방비 지출은 정신나간 수준이었다. 

슬금슬금 오르던 국방비는 브레즈네프 집권기인 70년대부터 80년대 초 피크를 찍어, 최대 GDP의 20%까지 차지하게 된다. 절대적 금액도 미국을 앞선다. 현재 환율로 환산하면 원화로 1000조원 가량.

참고로 이 당시 미국 국방비는 GDP의 10%(현재는 4% 안팎).

21세기 들어 미국과 패권 경쟁을 벌이는 중국의 국방비는 2019년 기준 미국의 1/3 수준이다.

냉전은 정말 미친 시대였구나...

2. 소련에서 동성애는 범죄였다.

러시아에서 열린 동성애집회가 반대측의 폭력으로 난장판이 되었다는 뉴스가 심심찮게 들려온다(사진의 근육들은 러시아 공수부대원들).

사실 이런 분위기가 소련 해체 이후 갑자기 나타난 건 아니고, 원래 러시아의 반-동성애 정서는 그 역사가 깊다.

러시아 제국은 남색을 시베리아 유형과 재산 몰수 등으로 처벌했고, 소련 또한 크게 다르지 않았다.

사회주의 혁명시기 '동성애 처벌 금지에 대한 포고'를 발표하며 동성애에 유화적 태도를 취했던 소련 정부는 레닌 사후 스탈린이 집권하며 다시 강경한 태도를 취하게 된다.

동성애를 부르주아적 타락으로 바라본 야고다(KGB의 전신기관, NKVD 국장)와 스탈린은 동성애를 범죄로 규정, 형법 121조에 따라 징역 5년 이상을 선고하게 된다. 연간 약 1000명 이상이 처벌을 받았다고 하는데... 사실 이 수치는 정치범 탄압의 구실로 남용된 것도 있어서(민주화 운동가로서 처벌하는 것보단, 반 동성애 법으로 잡아들이는게 서방의 어그로를 덜 끄니까) 완전히 신뢰하긴 어렵지만, 어쨌든 소련이 동성애를 처벌했던 국가인건 분명하다.

그래서 가끔 게이 프라이드 집회에 이런 풍경이 보이면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는 것이다. 다음엔 딴 거 들고 오세요.

3. 한국은 소련과 수교국이었다.

북방정책을 추진하던 노태우 정부는 페레스트로이카, 글라스노스트를 내세운 고르바초프 대통령과 1990년 한-소 수교를 맺게 된다.

사실 이전에 88올림픽 당시 소련이 참가하기도 했고, 냉전도 끝물이어서 가능했던 일이다.

북한 입장에서 이건 여간 충격적인 일이 아니었다. 미국이 우리를 제끼고 북한과 수교한다고 하면 정부의 반응은 어떨까?

북한은 노발대발하며 '한소수교는 한반도 분단을 고착화하며 소련이 북한을 유일한 합법정부로 인정한 것에 어긋난다'고 사설을 쏟아냈다.  

응 이미 늦었어~ 

70년대 있던 중소분쟁에서 간을 보며 꿀만 빨려고 했던 북한은 이미 소련 수뇌부에 신뢰를 잃은 지 오래였고, 배신감을 느낀 북한은 더욱 자력갱생 노선으로 나아가게 된다. 주체사상은 그전부터 있었지만 뭐~

4. 레이건은 직접 공산주의 유머를 시전한 적이 있다.

공산주의 유머는 정말로 유명하다. 체제의 허점과 모순을 비꼬는 위트가 있기 때문인데, 킹무위키에 아주 꼼꼼하게 정리되어 있으니 심심할 때 보면 좋다. 그 중 내가 제일 좋아하는 건...

계획경제의 비현실성과 비효율을 꼬집는 이야기다. 골때리는 건 미국 대통령이었던 레이건이 이걸 직접 써먹었다는 것이다.

달변으로 유명했던 대통령답다. 트럼프는 달변이 아니라 막말이고...

여튼 베를린 장벽 앞에서 그 유명한 '이 장벽을 허무시오' 발언으로 냉전 최후반기를 장식한 레이건답게, 소련 관련 발언이 많은 편이다. 유튜브에 찾아보면 더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