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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은 식물학을 연구하는 내게 꿈이었다. 나는 지난 24일 아마존 탐험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왔다. 17일 동안의 여행이 1년7개월보다 더 길게 느껴진다. 새로운 것들로 인해 신기하고 충격이었던 것도 있지만 내게 일어난 사건과 만남이 운명적으로 다가와서다. 나는 이번이 첫 남미 방문이었고 중남미에 대해 아는 게 거의 없었다. 오직 아마존 식물을 만나고 싶다는 열망만 가득한 채 여행을 떠났다.
내가 속한 실험실은 아마존과 관련된 프로젝트가 없었고 이번 여행은 정말 우연히 이루어졌다. 옆 실험실의 박사후연구원을 통해 국립 아마존연구소의 한 식물학자를 알게 되었고, 그의 초 원리금계산기 대로 아마존에서 대학원생 수업을 진행하게 된 것이다. 3일 간의 수업 외에는 그의 실험실 연구를 도와 숲을 탐험하거나 내가 속한 스미스소니언 환경연구센터와 오리건 대학 실험실의 공동 연구를 도왔다. 도심에 있을 때는 식물원과 국립 아마존연구소의 식물 표본실 등을 둘러보았다. 그 과정에서 식물을 포함한 많은 생물과 다양하고 멋진 사람들을 만났고, 나의 미래를 은행 대출시 필요서류 새롭게 계획할 만큼 중요하고 아름다운 시간을 가졌다.
잃어버린 짐 찾고 열대우림 속으로
여행 초반은 아마존에 대한 환상을 깰 만큼 별로 유쾌하지 못했다. 아마존 식물을 만나기 위해 나는 미국 메릴랜드에서 출발해 애틀랜타와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각각 비행기를 갈아타고 약 30시간을 이동해 마나우스라는 도시에 도착, 아마존의 은행 이자율 계산 한 보호구역이자 연구구역인 아돌포 두케 삼림 보호구역(Reserva Florestal Adolpho Ducke)까지 가야 했다. 그러나 가는 도중 나와 동료는 세 번째 비행기를 놓쳤고 짐을 잃어버렸다. 짐 속에는 동료의 연구 장비와 기계들, 내 수업 자료와 재료들, 숲속에서 지낼 때 필요한 갖가지 안전 장비와 캠핑 도구, 잠을 잘 해먹, 말라리아 약 등 휴대폰 요금제 온갖 중요한 것들이 들어있었다.
우리의 타는 속은 아랑곳하지 않고 브라질 항공사 사람들은 친절하게 웃으며 계속된 실수와 거짓말로 우리를 곤경에 빠뜨렸다. 나는 급기야 한국인의 부족한 인내심을 표출하며 항공사 직원에게 녹음기를 들이밀기까지 했지만, 직원이 자신보다 영어를 잘하는 상사가 30분 뒤에 올 것이라며 사라진 이후 우리는 아무도 만나 하나저축은행 지 못했다. 허탈한 마음으로 호텔로 가는 길에 본 마나우스의 밤 풍경은 미국에서 미리 알아본 대로 아주 위험해 보였고 인프라는 좋지 않았다. 도로에는 곳곳에 커다란 구멍이 나 있고 쓰레기가 나뒹굴었다. 마약과 술에 취한 노숙인과 구걸하는 사람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아시아 국가에도 미국의 자본주의적 상술이 넘실거리지만, 브라질은 미국과 가까워서인지 더 심하게 느껴졌고 브라질의 전통을 보고 싶은 외국인의 눈엔 실망스러웠다.
짐을 언제 돌려받을지 알 수 없는 가운데 현지 동료가 필요한 물건을 모두 다시 사서 열대우림으로 들어갈 것인지, 호텔에서 짐을 더 기다릴 것인지 물어보았을 땐 나는 완전히 평정심을 잃었다. 아마존 숲을 보러 왔는데 왜 내가 도심에 있는지 모르겠다며 좌절했다. 우리의 집요한 독촉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짐은 이튿날 아침 공항에서 찾을 수 있었고 우리는 서둘러 숲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그때부터 일어난 모든 일은 꿈만 같다. 연구자들만 들어갈 수 있는 보호구역에는 여러 나라의 다양한 생물학자들이 오갔다. 아마존의 다양성만큼 그 각각의 것을 연구하는 과학자가 있다는 게 감사했다. 나는 방문한 다른 연구자들과 얘기를 나누고 그들의 실험을 도우며 새로운 것을 보고 듣고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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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먹에서 자는 동안 합창하는 숲
나를 초대한 식물분류학자를 따라다니며 그가 들려주는 방대한 지식과 함께 아마존 식물을 머릿속에 담을 수 있었다. 밤마다 채집한 식물을 아마존 식물도감으로 찾아보는 건 또 다른 즐거움이었다. 숲속을 지키는 직원들과 교류하고, 현지 전문가들에게서 현장에서 열대우림의 식물을 채집하고 분류하는 기술을 배우고, 숲속의 야외 주방에서 하루 세끼를 책임지는 요리사로부터 브라질 음식도 배웠다. 내 수업에 들어온 국립 아마존연구소의 대학원생들은 3일 동안 함께 숙식하며 아침부터 밤까지 열심이었고 우리는 아마존 숲속의 계곡에서 함께 수영도 했다.
매일 여러 사람에게서 포르투갈어를 배우는 것도 좋았다. 내가 배운 단어들이 숲속에서 쓰는 연장이나 요리할 때 배운 채소여서 흔치 않은 단어를 구사할 때 현지인들이 놀라는 것도 재미있었다. 숲속 곳곳에는 잎을 잘라 옮기는 개미떼, 한 줄로 이동해 커다란 뱀처럼 보이는 애벌레들, 위험한 독성을 가진 거미, 아름다운 나비, 기괴한 소리로 울어대는 원숭이들, 갖가지 소리를 내는 새들과 곤충들이 있었다. 해먹에서 잠을 자는 내내 숲은 다양한 소리로 울어댔고 그 소리가 합창단처럼 커서 잠을 설치곤 했다.
숲을 나와 도심에 있을 때 나는 틈틈이 브라질에 대해 찾아보고 공부했다. 미국이나 호주의 인종과 문화의 다양성을 보며 ‘멜팅 팟’이나 ‘샐러드 볼’이란 이야기를 하지만 브라질은 그보다 더 다양한 것 같았다. 정치적 문제와 불안한 치안으로 사회는 더 정신없이 느껴졌다. 강렬한 더위는 날짜와 시간까지 잊게 만들곤 했다. 게다가 숲속에서는 통신이 되지 않아서 완전히 현실 세계를 잊어버렸다. 식물 표본실에는 아마존에서 발견된 신종 식물이 가득 차 있었고 식물원에서도 갖가지 식물과 동물들에 눈을 뗄 수 없었다. 다른 연구자들과 떨어져 혼자 여행하게 되었을 때부터 내 수업을 들었던 한 학생이 나와 동행해 주었고 그는 브라질에 대해 많은 걸 알려주었다. 브라질을 떠나기 위해 공항에 다시 왔을 때 나는 짐을 기다리며 좌절했던 마음은 사라지고 다양성이 폭발하여 정신없는 그곳을 사랑하고 있었다. 다양성은 자연뿐 아니라 모든 걸 흥미롭고 풍요롭게 한다. 나는 지금 그곳에 돌아가고 싶다.
글·사진 신혜우 식물분류학자
미국 스미스소니언에서 식물을 연구하고 있다. ‘식물학자의 노트‘, ‘이웃집 식물상담소’를 쓰고 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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