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최고의 하이패스트볼 구사자 중 한명, 저스틴 벌렌더)

메이저리그에서 이제 결정구로 하이패스트볼을 쓰는것은 매우 흔한 일이다.

흔히 투구의 미학을 낮은 코스에 공을 던지는 것이라고 말하기들 한다. 또한 상식적으로 당연한 일이다.

타자의 팔은 스트라이크 존보다 위에 있고, 낮은 코스의 공을 반응하기 위해 좀 더 빠른 대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하이패스트볼로 삼진을 잡는 게릿 콜, 저스틴 벌렌더 같은 투수들이 전에 비해 많아지는 추세이다. 그 이유를 알아보자

1.전통적으로 타자를 유혹하기 쉬운 공이였다.

(양키스 이적이후 포스가 떨어진 게릿콜의 101마일 하이패스트볼 삼진)

야구에서 투수와 홈플레이트 간의 거리는 18.44미터이고, 하이패스트볼을 구사하는 투수들은 대부분 95마일 이상, 최대 100마일이 넘는 빠른 포심을 던진다.

이러한 공이 투수에서 포수까지 전달되는 시간은 단 2초이고, 인간이 궤적을 정확히 보고 타격하는것은 불가능하다.

따라서 타자들은 오랜 경험으로 이러한 코스에 공이 올 것을 1초 이내에 예측해서 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나 하이패스트볼은 타자의 눈높이로 오는 궤적으로 타자를 유혹한다. 

타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눈높이로 오는 공을 보고 칠 수 있을거라는 본능적인 반응으로 방망이를 휘두르게 되고,

예상보다 빠른, 그리고 높은 공을 맞추지 못하게 되는것이다.

투수의 평균 신장이 커지는 추세도 이 효과를 더욱 배가시킨다.

메이저리그 투수는 평균 신장이 190cm를 넘는다. 이 큰 키와 긴팔을 이용해 공을 던지면 타자의 눈높이 위에서 공을 던지는 효과가 생기고, 타자는 더욱 현혹될 수 밖에 없다. 

또한 긴 팔길이로 인해 피칭 포인트가 홈플레이트와 더욱 가까워져, 타자가 반응할 시간을 줄이는 효과도 생긴다.

2. 발사각을 낮추는 효과가 생긴다.

현재 메이저리그에서는 스탯캐스트의 보편화가 이루어지고, 수비 쉬프트가 일상화 되는 추세이다.

타자들은 이에 맞서는 방법을 고심했고, 타격의 신이라 불리는 메이저리그 마지막 4할타자, 테드 윌리엄스의 격언을 떠올리게 된다.

“옮길테면 옮겨봐라. 어차피 빈 자리는 많다. 아니면 넘기면 된다”

따라서 타자들은 안타보다는 홈런을 만들어 내는 스윙을 지향하게 되었고, 발사각이라는 것에 집중하게 되었다.

(다른애들은 발사각 높이려 안달인데 지혼자 마이너스대 찍는 씹게쥬, 안좋은 예의 전형이다. 다운스윙, 퍼올리지 못하는 공, 땅볼)

빠른 하이패스트볼에 어퍼스윙으로 퍼올리는것은 굉장히 반응하기 힘들고 일어나기 힘든 일이다. 설사 맞춘다고 해도, 질좋은 라인드라이브성 타구가 나오기 힘들고 주로 늦은 타이밍에서 기인한 파울볼이나 팝플라이볼이 양산된다.

타자는 하이패스트볼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레벨스윙이나 다운스윙같은, 퍼올리기보다는 맞추는데 집중하는 스윙을 가져가게 되고, 이는 타자가 쉬프트에 걸리는 타구를 만들어내기 쉬운 조건에 강제된다는 뜻이다.

(시대에 앞서서 발사각 이론을 몸소 실천하신 아담 던, 현시대에 뛰었다면 분명 재평가 받았을 것이다.)

물론 하이패스트볼도 위험성이 크다. 어정쩡하게 높은 공은 아무리 빠르더라도 타자들에게는 먹잇감일 뿐이다. 또한 좋은 하이패스트볼이라도, 구속이 느리면 타자가 반응할 시간을 주고 얻어 맞는 결과를 가져온다.

이러한 단점을 뚫고, 정확한 제구와 구위로 찍어누를 수 있는 투수가 있다면, 그 어떤 공보다 위력적인 공이 하이패스트볼 아닐까?

그러니까 어설프게 던지면 두들겨 맞는다는거 보여주는 스찌 개라웃을 마지막으로 글을 마친다.